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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 첼로
lunatree

아까 우연히 ebs를 보는데요.. 자클린 뒤 프레라는 첼로 연주가가
나 오대요
잠깐 테레비 보다가 씻고 자야지 했던게.. 끝까지 그녀의 얼굴을
보 게 되었습니다.
순진하고 솔직한 표정, 음이 튀어오르는 듯한 몸짓.
아이처럼, 날아오를 듯한 새처럼. 눈을 떠 바라볼 때 마다, 목을
치 켜 들 때마다 자꾸만 그녀가 날아가버릴 것만 같습니다.
소녀같은 플레어 스커트가 넓게 벌린 다리를 가리고, 첼로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몸을 흔듭니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했다는 문구가 지나갑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누구였더라. 많이 들어봤는데. 아..얼마전에 산
브 라질리언 랩소디가 그의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첼로를 켜고 그는 피아노를 치고, 때론 지휘를 하고..
비운의 천재 첼리스트랍니다..왜 비운이라고 했을까.
프로그램을 중간에 본 저로서는 알 수없었습니다.

행복하던 그녀는 27살에 다발성 뇌척수 경화증에 걸리면서 연주 생활
을 은퇴하고, 불치병과 싸우다 그녀의 언니 증언으로는 처참하게 죽
어갔다고 합니다. 방금 찾아봤습니다.

흑백화면 속에 그녀가 웃는다. 무아지경에서 .. 슬쩍.
그리고 강건하게 언제나 입술을 꼭 다물고..

음악은 자클린 뒤 프레의 엘가를 찾아올리고 싶었는데.. 못찾고,
신청곡은 태경오빠가 좋아하는 보라가 베란다에서 담배를 필때 입니다..
8 . 4


415 . 더블 치즈버그의 오후
easy chair

"치즈버그 더더더블로 주세요 "
"치즈버그 두개요 ? "
"아니 치즈버그 더블로 ... 음료 쿠폰을 받았었는데 ... "

중년의 아저씨가 서류 가방을 열고 음료 쿠폰을 찾기 시작했다 .
파일철과 볼펜이 바닥에 떨어지고 ... 쿠폰을 찾아냈다 .
공작 도구 상자를 들고온 중학생이 볼이 미어지게 치즈버그를 씹는다

테이블 위에서 걸음마하는 아가에게 엄마가
치즈 귀퉁이를 떼서 먹인다
하얀 삼베적삼을 곱게 차려 입으신 노부부가 카운터 앞에 섰다
할머니의 쇼핑백에 엘지 트윈스의 로고가 붙어있다
"따불 치즈 버거를 둘로 나눠줘요 "

오후 두시 사십분 . 모두 고개를 조금 기울이고 버그를 기다렸다
옐로우 멜로우 .
월레스씨가 그로밋과 쓰윽 들어와도 놀라지 않을 분위기였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 ... 는
광고의 카피가 하나쯤 지나가고
천정이 열리더니 노란 치즈가루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저씨의 가방에서 노란 서류철이 파르르 날아다녔다 .
중학생의 글라이더가 어느새 조립되어 이륙하고
아가가 허리춤에 손을 대고 도리질을 하자
파릇파릇 상추잎이 테이블 사이로 피어났다

두개의 빵 사이에서 노란 파티가 시작되었다 .
빨간 캡에 자주색 타이가 재빠르게 떠다니고 있고
양파와 다진고기와 브라운 소스의 밴드가 연주를 시작했다
헤브 유 에브 빈 인 옐로우 ....

노래가 끝나자 하늘에서 두번째의 치즈가 팔랑이며 내려왔다
슬라이스 치즈의 매직 카펫에
한 사람씩 올라탔다 .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은 여름 오후를 따라

핀란드의 성을 지나
산티아고의 재래시장 목걸이 좌판을 지나
적도의 태평양 작은 섬에 팔랄라 ~ 카펫이 도착했다
- 웰 컴 투 아일랜드 더블치즈 버그 -

옐로우와 브라운과 그린만 있는 섬에서
프린세스 치즈버그가 콜라의 파도에서 서핑을 하고 있었다
영원한 오후의 섬 . 치즈 모래밭에 누워서 선탠을 시작했다
깨가 따다다 박힌 태양이 휘파람을 불고 ...

쾅 - 쥐어 박혔다 .
"얘는 이시간만 되면 졸아 "
8 . 14

418 . 영화관에 갈때에는 6
tkhong

메가박스 앞 던킨도넛이 사라졌더군요 .
난 기를 쓰고 한산한 집을 찾아가고 부자동네에선 돈 안되는 집은
사라지고 .. 이런 악순환이라니 ..

영화를 보기전에 꼭 커피 한잔을 마시는 습관이 있습니다 .
가난하니까 커피값의 상한선은 던킨으로 잡아놓지요 .
던킨은 커피맛도 무겁고 .. 무엇보다 리필이 되고 느낌이 좋더군요 .
그래서 시네코아는 곁에 있는 던킨 땜에 더 좋아하는 극장입니다
나다에서도 좀 멀지만 길만 건너면 하나 있지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영화관은 아니지만 최고의 커피는
호암아트홀이었습니다 . 극장 안에서 제대로 된 컵으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유일한 집이었던거 같군요

종이 원두커피로는 시네마 천국의 두개층이 뚫린 쾌적한 라운지가
있었지요(지하말입니다) . 아 .. 뤼미에르를 뺄수가 없지요
일층 대기실에서 간단한 파이류를 함께 먹을 수가 있고 ...
돌아가면 옛 사무실 위치에 알코브가 있지요 .. 언젠가 그곳에서
여학생들이 숙제를 하고 있더군요

무엇보다 뤼미에르 커피의 강점은 그 안에 있는 레코드 숍이죠
안경낀 주인 아저씨 음악 취향이 장난이 아니라서 왠만한
카페 뺨따구 때리는 분위기입니다 .

커피 한잔 마시다가 영화 두개 보는 영화관들 .
시네하우스 예술관 . 시네마 천국 . 코아 아트 . 자판기가 가운데에
있습니다 . 아 벌써 사라진 곳도 있군요

씨티 극장 옆구리에 있는 초이스 커피숍도 매력적입니다 .
난간에서 호호 김나는 커피를 마실수 있지요 .
사라진 동아극장은 극장안에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

국도나 대한 . 단성사 . 피카딜리 같은데서 자판기 커피 뽑아서
담배 한대랑 함께 하던 낭만 .. 그 공간의 분위기 아시죠
신사화장실 패말을 보면서 .. 라디에이트가 있고 .. 극장 고유의
퀭한 냄새에다 .. 어둡고 .. 다음 프로 스틸이 있고
영화전의 커피 한잔은 예고편보다 더 영화다울때가 있습니다

말레이지아 살때는 도무지 뜨거운 커피란게 귀해서 깡통커피만
마시고 영화를 보곤 하다가 울나라 오자마자 시티극장에 갔는데
맥도날드에 가서 커피 달라고 하니까 .. 커피만 안 판다더군요 ..
참 서글퍼 지대요 ..

올해초 브로드웨이에서 커피 한잔 사들고 극장 밖 창으로
신사동 네온을 보고 있었습니다 . 철지난 유원지 놀이기구 앞처럼 ..
불과 얼마전 그랑프리 (거긴 깡통만 있었슴다)에서 커피 마시며
건너편으로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
결국 문을 다 닫고 말더군요 ..
그런때는 영화보다 커피 한잔 기억이 더 오래 남습니다

극장 근처 .. 최고의 커피숍 ... 시네하우스 예술관 앞 올리브
아닐까요 .. 전도연이 한석규 기다리던 피카딜리 앞 집이 낫다구요 ?
취향 차이겠지요 .

영화관에 갈때에는 ...
커피 한잔 하시죠 .
8 . 20

420 . 그 자리...
poo's red jacket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내에 자가용이 서로 엇갈려 지나갈만한
조그만 사거리가 있습니다.
얼마전 그곳에서 사고가 났었지요.
당시 제가 본 것은 단지 경찰차가 와 있었고,
경찰들이 이사람저사람을 붙들고 뭔가 적고 있었습니다.
(마치 헐리웃 영화같죠?)
오토바이가 발라당 넘어가 있고,
그 옆으로 피가 흥건했죠.
그 조금난 사거리에서 그렇게 큰 사고가 났다는것 자체가
의문스럽더군요.
그것도 아침에....

출근길에 그모습을 보고, 출근을 했는데, 기분이 상쾌할 리가 없죠.
퇴근하는 길엔 신문지 덮혀진 '사고현장'이 글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그 다음날이 되니깐, 핏자국은 물로 씻겨지고,
그 위에 그림이 그려졌더군요.
맨처음 세상에 태어나 연필을 잡고 그렸을때,
그렸던 사람 그림 기억하시죠?
동그라미 머리에 길다란 작대기,
그리고, 양옆으로 뻗은 팔과 다리.
하얀 스프레이로 그 그림이 까만 아스팔트위에 그려지고,
아파트단지 아이들은 아무일 없는듯, 그 위를 롤러브레이드나
퀵보드를 타고 지나가고, 또 그 위에 좌판이 차려지기도 하더군요.

우리의 마음처럼 그려지고, 잊혀지고, 모른척 하면서
그렇게 세상은 꾸려지고 있나 봅니다.
8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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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