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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명보극장 화장실
tkhong

계단을 올라가 입구로 들어가면 화장실이 코 앞에 있다
몇년 전에는 여기에 간이로 가리개를 설치했었다

남자 화장실에 거울이 원래부터 없다 .
그대신 창으로 을지로를 향한 트인 시야가 들어온다
이 풍경이 참 좋다 . 그래서 딴 불편을 용서해주고 싶다

안산 중앙학원 화장실에서 쉬하면 시청을 향한 원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
옛날 명동 로즈가든에서는 중국 대사관 정원을 보면서
쉬를 할 수 있었다

들은 이야긴데 ... 오다 노부나가는 꼬마때
후지산을 보면서 쉬했다고 한다
큰 인물은 멀리 보면서 쉬한다

영화보고나서 화장실에서 창 밖을 볼 수 있다는거
작은 배려지만 여운이 남는 환경이다
12 . 4

62 .이야기꾼 할배와 이야기 고참 그리고 형
오아시스 물고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옛날 이야기꾼 할배가 있었는데 그 할배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도 재밌
게 얘기하는 '만담꾼' 기질이 있는 사람이었어.
그 재미는 어려서인지 가보지 못한 데도 많고 들어보고 보지 못한 데
도 많았기 때문에 어딘가 다른 세계, 낯선 공간에 대한 할배의 짙은
경험이 뭍어있었기 때문인걸로 생각돼.

그리고 나이가 들어 군에 가서(참고로 난 방위였지만) 이야기 고참을
만났어. 이 고참은 하루에 하나씩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퇴
근(?)을 안시켜주는 고약한 놈이었지. 보통 사람은 한 2개월 정도가
지나면 이야기꺼리가 다 떨어져 버려서 그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는 게 일이 되버리곤 했어. 재밌는 건 신참이 들
어오면 그 놈이 가진 인생역정(?)을 온통 사그리 뽕빨나게 빼먹는 일
이 비일비재했다는 거야.

그리고 군도 제대하고 사회에 나왔지. 이제 내가 스스로 이야기꾼이
되기로 했어. 그게 영화가 됐건 소설이 됐던 문제는 어떤 이야기를 할
까가 중요했어. 그건 음악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떤 음악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음악이 담고 있는 소울이 중요했어. 내가 얘기하는 어떤 이
야기라는 소재는 바로 그 부분(소울적인 부분)을 참고로 했으면 해.

그리고 옛날의 이야기꾼 할배와 이야기 고참이 생각났어. 그렇게 고통
스럽게 이야기를 만들려고 새로운 사람들의 경험을 들으러 다녔던 그

기억은 직업적인 이야기꾼을 연상시켰고 경험담을 자신의 목소리로 퓨
전시켜 들려주던 이야기꾼 할배는 삶이 이야기꾼이 되어버린 듯한 느
낌이 있었지. 난 어느쪽도 선택할 수 없었어.

각설하고... 공간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요즘들어 난 자꾸 낯설은 풍경 속에 사로잡히곤 해. 그건 업무 시간
에 잠깐 밖으로 나와 담배 한 모금을 빨 때, 점심시간 식사를 하고 엄
한 장소를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같은 시간이면 집에서 딸내미
와 놀고 있을 그런 시간 전혀 황당한 공원에 앉아 있거나 하는 그런
낯선 느낌, 공간들...

그리고 이야기꾼 할배의 그 재밌던 이야기를 다시금 떠올리곤 해. 낯
선 공간에 앉아 약간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섞인 그 감정이, 그 때 방
안에 놓인 화로 앞에서, 또는 모기장 속에서 할배의 경험담을 듣던 느
낌과 왜 이렇게 비슷할까 하고 말야.

요즘들어 예술의 환상성이 그렇게 많이 장르 속에 묻어나오지만 그럴
수록 내 머리 속에 드는 생각은 이래.
"현실이 더 환상적이다"라고 말야.

그럼 이런 환상적인 현실을 너는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 거지, 하고 자
문하지. 소설이건 영화건 모두가 화자가 있고 시점이 있기 마련이지.
그래서 대부분의 기본적인 구조는 단순해. 어떤 상황의 화자가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하는...그런 거.

여기서 형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듣는 대상으로서의 형이란 단
어는 참 좋은 거 같애. 형에게 얘기할 때는 뭐든지 스폰지처럼 쑥쑥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포용감이 느껴지거든.

다시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이 안개비란 공간 속에서 나의 이야기와 말은 형에게 다른 이미지로
다가갈거야. 조금은 낯선, 그리고 조금은 익숙한.

형이 날 만나면 항상 묻는 게 있지. 너 요즘 뭐 쓰고 있냐 ?
난 위에서 말한 이런 것들을 쓰고 있어. 그 듣는 사람의 대상을 보다
넓히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가하고 있지만. 그것이 어느 한 사람에게
라도 울림으로 다가가기 위해. 이야기꾼 할배가 내게 준 그 느낌을 똑
같이 다른 사람에게 주기위해. 내가 낯선 풍경 속에서 느낀 그 신산함
을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따라서 공간은 즉물적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직감적인 거라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이런 생각을 가진 건축가가 있나? 아니면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나 ? 모르겠어. 일종의 공간의 심리학은 있지만 그건 논리적이고 과
학적인 해석이고 나의 기억과 똑같은 시대에 비슷한 경험을 했던 다
른 사람의 기억들을 공유하며 직감적인 영감에 의해 예전엔 익숙했던
하지만 지금은 낯설어진 그 공간을 만들어내는 사람 말야.

- 낮술한 오아시스 열대어
"낮에 술먹지 맙시다"
12 . 7

71 . 성인극장 여인
tkhong

안산 중앙동에 있는 성인극장은 따로 이름이 없다
그렇지만 극장 간판은 영화가 바뀔때마다 엎데이트된다
'야합니다요 형님' 과 '육감'이 동시상영되고 있다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도 했었다 . ( 오시마씨 감격 ! )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 극장 간판 그리는 사람에게 경의를 보내기
시작했다 . 거기에는 남모를 어떤 열정이 베어있다
비키니 차림의 여인들이 어떤때는 안경을 끼기도 하고 ...
어떤때는 슬픈 표정으로 거리를 바라보고 있다 ... 추워보이기도 한다

성인극장 간판을 누가 본다고 그렇게 열시미 그릴까 ...
여인들은 그 안에서 임무교대를 하고 떠나가고 .
누가 보든 말든 꿋꿋이 새로운 여인이 나타난다
삭막한 겨울 거리에 네이비 블루 비키니의 슬픈 여인 ...

단 한 사람이라도 열정적인 시선으로 보기를 바라는 맘으로
누군가가 신명을 바쳐 물감을 개서 외롭게 그려나간다 .
전율하도록 공감된다 .... 마이너리티를 위하여 !
12 . 18

75 . 겨울 학교
신선생의제자

-화장실-

영하를 오르내리는 겨울에도 용케 화장실 수도가 안 얼었다.
대신 물을 틀때마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진다.
껌, 침, 검은 타르로 시커먼 변기가 애처로워 보인다.
쏴아아 물을 내리고 나서 차가운 물에 이미 얼어붙은 손을 씻었다.
오히려 물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하얀 입김을 거울에 새겨 넣으며 고개를 드니
저쪽 구석 칸 위로 하얀 담배 연기가 피어오른다

-시험-

창밖에는 짙은 어둠이 깔리고 연필 굴러가는 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밤늦도록 전깃불을 켜고 책상머리에 앉아 아까부터 같은 페이지를 외
고 있다.
그 다음 그 다음.. 머릿속에 까만 활자와 힌 종이를 집어넣고 있는
데 톡톡톡 창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비가 내린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연필을 입에 물고 이런 생각을
한다. " 이 비에 우리 학교 잠기지는 않으려나...."

내일이 시험이다. 창덕여중 307명이 오늘 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안냥하세요.. 음..신샘이 첨에 신선생의제자라구 올리라 하셔서 그렇
게 했눈데요.. 태경 아저씨~ 멜 안보내시니까 참 혼란스럽네요..
제가 뭘 해야하는 건지..ㅠ ㅠ 아저씨가 좋다고 하신거 올렸구요..
시험은 좀 시기가 안 맞는 듯 싶지만.. 요즘 좀 정신이 없어서요..바
쁘다는 게 아니라.. 어제만 해도 하룻 동안 길거리에서 박장대소를 하
며 웃고.. 집에 와서 통곡을 하고 울면서 잤습니다.. 아무래도 제 정
신이 아닌듯..ㅠ ㅠ
그럼 앞으로 게시판에 글 올릴게요^^

여기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분들은 전부 생소한 분들이 아니라 서로서
로의 끈을 가지고 있군요.. 보기 좋아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저는 중3이구 이제 고 1이 됩니다..이름은 승희구요..그럼 이만.
안냥히 계세요.......^^
12 . 22

86 . 물치 그 바다
tkhong

무라카미씨 바다는 지금은 사라진 설악자락의 물치 횟집이 있던
자리같아 ... 나그네는 길에 쉬지 않는다 ..에서 나왔던 곳이지 .
그 소설가는 비치보이스를 제대로 껴안을 수 있는 세대 사람이고
반쯤만 겪어본 시절땜에 취하게 하더라고

속초 바다가 베버의 플루트 협주곡 같다면 해운대는 임희숙이나
키보이스의 바다라고 생각해 .
무라카미의 바다는 텅 빈 극장에 홀로 있는 것 같은 그런 바다야 ...
플레이 미스티 포미를 고 일때 봤었지 ... 그 꿈많던 시대에
그런 영화를 봤으니 ... 인생이 어떻게 밝겠어 ...

열한시 반쯤에 안산가는 전철 놓치고 오즈 극장 앞에서 바라보는
신사동도 바다야 . 첫사랑 카바레 바다
오늘 우리 영화 한편을 봤는데 ... 한심해서 픽픽 웃다가 갑자기
막판에 맘에 들어서 다시 함 더 보다가 슬퍼서 좀 울었어

영화도 소설도 이야기도 이미지도 아니고 ... 간사한 감성땜에
그것땜에 마시게 되는거 같아
12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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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