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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나이트클럽 오딧세이
tkhong

오딧세이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에서 ....
홀위에 단으로 만든 무대에 애들이 올라가서 열심히 추고 있었다
아주 키가 작은 여자애의 춤 . 얘는 딸라 아줌마 스웨트를 입고
발레 운동화를 신고 군고구마 모자를 쓰고 있었다
뽀뽀뽀에서 칠십년대 치킨 댄스를 거쳐 세터디나잇피바까지 온갖게
메모리 되고 있는 춤이었다 .

이십년 세월의 사이클을 그리면서 댄스의 망령이
나이트클럽을 순례해가고 있었다 . 영원히 떠 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
막춤의 운명처럼 ... 그옛날 피팔아 춤추러 가던 소녀가
이천일년 지난날 옷가지를 입고 다시 왔구나

인류 최초의 향수를 다룬 서사시 오디세이아 .
힙합바지를 입은 페넬로페를 보면서 취해가던 밤이었다
그녀에게선 향수라고 이름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이 있었다
또 한 이십쯤 흐르고 나서 영원히 남편 오디세이아를 기다리며
외로운 춤을 추고있을 페네로프를 다시 보고싶다
꼬마 여자애는 미소를 잃지않고 있지만 자꾸 슬퍼진다
1 . 6

130 . 삶과 꿈, 현실과 꿈
승희

내 학교 친구들은 전부 만화 광이다. 만화 좋아하는 사람이 왜 없겠
냐만은.. 내 친구들이 만화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매니아를 넘어선 오타루이다.

매니아와 오타루. 굳이 예를 들자면 라면을 좋아하는 매니아와 오타
루가 있다. 매니아는 라면의 종류와 맛을 빠삭하게 꿰고 있다. 그러
나 오타루는 그 정도를 넘어서 라면을 만드는 법, 스프를 조제하는
법, 새로운 라면을 발명하는 법등 라면에 고나한 모든것을 꿴다.

내가 보기에 내 친구들은 오타루다. 그들은 어떤 만화를 좋아하기 시
작하면 그것을 그린 작가를 알아내 그의 전작이나 후작들을 전부 살피
고 그것이 티비로 방영중인지 영화로 나왔는지 그에 관한 모든 정보
를 모은다. 항상 어떤 만화책을 끼고 살며 대화로는 정보를 교환하고
새벽 4시까지 만화를 그리고 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 가기위해 눈물까
지 흘리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아주 만화에 미쳐서 현실 세계의 어떤 남자도 좋아하지 않는
다. 그들이 인정하는 외모는 클램프라는 팀이 그린 만화 X의 주인공
카무이. 뭐든지 만화로 이해하고 만화로 받아들이고 만화만 동경하며
결국은 스스로 만화가 되고 싶어 코스프레까지 하는 아이들이다.

다른 친구들은 그들에게 꿈과 현실을 구분하라며 충고한다. 그러면
그들은 잠시 고뇌하는 척 하지만 또 금세 만화를 보러 달려간다.

나도 만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가끔은 만화에 미칠때가 있다. 밤새도
록 만화만 보고 만화만 찾고.. 그러다보면 모든 현실이 만화처럼 보인
다. 늘 공상에 빠지고 만화 같은 일들만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번개에 맞은 것처럼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만화를 멀리하고 현실을, 내가 발 디디고 사는 세
계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렇게 얼마간을 살다보면..내삶에 무언가가
빠진것 같은 공허함이 든다. 그럼 나는 다시 만화를 본다.

만화만 찾는 내 친구들을 어른들은 미련하다고 한다. 그래. 하지만
사는데 꿈은 있었으면 좋겠다. 만화를 보면서 꿈 꿀 수 있다면 그랬으
면 좋겠다. 앞만 보고 달리란 말처럼 너무 현실 그대로만 살아가다 보
면 맹맹하고 텁텁한 빈자리가 느껴진다. 비현실적이고 얼토당토 않은
일이라도. 정말 맹랑한 꿈이라도. 꿈 꾸고 산다면 살고 싶을 거다.
1 . 18

133 . 그녀의 배에 쓰인 글
tkhong

태초에 하나님이 진흙으로 사람을 만들고는 이름을 주었다 ...그리고
그 몸에 글씨를 써 두었다 . 일본 헤이안시대 궁녀의 이야기를
디지털 렌즈에 담은 필로우 북은 이렇게 시작한다 . 내가 좋아한것들

산줄기에 내리는 고요한 비 . 주홍빛 기모노를 입고 걸어갈때
연인을 기다릴때 ... 남색( indigo )으로 만든것은 모두 아름답다

노끼꼬는 자신의 몸에 글을 써가면서 사랑하고 희열하고 떠나간다
... 생에는 왜 이런 달콤한 아픔과 이별이 있어야할까 ...
서양남자의 몸은 하얗고 글씨쓰기가 더 좋다 . 홍콩으로 간다 .
폴오스터의 소설을 보면 어른이 된 늑대소년을 문명세계에 데려오면
섹스를 전혀 모르다가 글을 깨우치면서 여체를 찾더라고 한다 .

붓으로 그녀의 배와 어깨에 써놓은 글들이 비가오면 지워진다
네온 빛으로 밤이면 등위에 수놓아지던 글씨도 아침이면 사라지고
글씨가 적힌 그의 살갗을 다 베어내서 탁본을 떠놓고 술을 마시던
선비도 자객에게 죽임을 당한다 . 글자는 삶처럼 허망하지 ...
지금도 꾸역꾸역 글씨가 찍혀가네
1 . 20

135 . 행복한 설날 보내세요
tkhong

영화 반생련에서 처음 만나 밥 먹는 자리가 나온다 .
숙혜가 새배돈 많이 받았냐는 질문을 하자 만정은
젓가락을 컵에 가지런히 놓으면서 ...날이 갈수록 새배돈이 줄어든다
고 어린미소를 짓는다 . 허안화 영화답게 한 여자의
비극적인 사랑의 전조가 아주 꼼꼼하게 앞부분에 놓여진다 .

중국사람들은 설날을 아주 큰 명절로 친다고 들었다 . 그들은 모든
일의 시작을 젤로 중요하게 여겨서 그런거 아닐까 ... 비극적인 중국
영화의 도입부에는 운명적인 예감을 중요하게 다룬다 . 다 보고나서
돌아서서 그때를 생각하면 ... 탄식을 하게 ... 너무 운명적이라서
첨부터 다 정해져 있었던 길을 따라 사랑하고 헤어지는거 같다

오즈 야스지로는 항상 영화는 끝이 시작이라고 말하곤 했단다
그리고는 그는 1963년 자신이 태어나서 꼭 60번째 되던 생일날
숨을 거두었다 . 삶 자체가 영화고 돌아보면 다 드라마 같다 .

앙갭을 구원해주시는 여러분
설날 잘보내고 한해를 행복하게 시작하세요 ...
1 . 23

136 . 첫날에 쓰는 글..
dokky

얼굴한번 보지도 못한이들에게 글을 써본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져달라고,
혹은 나와 같은 느낌을 느껴달라고 부탁하거나 바라지도 않는다.
어쩜 한번쯤은 시내에서 길을 가다 스쳤을지도 모르는..그런 사람들
일 뿐일텐데...
이름또한 들어본적 없는 이들이다.

.. 그러나 이곳에 늘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있다.

새해가 시작이라고 한다.
이미 한달 전에도 새해라 불리었었는데..
사람들은 만남을 좋아하고, 따뜻한 인사를 사랑한다.
해가 떠오르면 이러한 것을 맘껏 즐겨야 할것 같다.

언제부터 호주안에 내이름 석자가 있다.
나는 아들의 몫을 내것처럼 하고 있다. 머리를 바짝 묶어올리고 남방
에 정장을 차려입고..아침일찍 언니들은 음식을 차례상위에 준비할때
나는 책상위에 자리하고 지방을 쓴다..
세상 참 살만하다.
언제부터인지 통신판매 책자가 집으로 날라든다.
이맘때즘 책자의 황금부분인 앞장이나 뒷장을 메우고 있는것에 분개한
다.
'제사상 봐드립니다..'
'8-9인분 180000원'
정보화 사회의 혜택이 이런것일까?
사회가 바뀌고 사는게 편해진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에 아쉽기만 하다...

이곳에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새해 안녕하시기를..소원합니다.
^___^
1 . 24

142 . 2001년 새벽5시, 동대문 풍경
오아시스 물고기

옛날,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동대문에
아빠, 엄마 따라 온 적이 있다.
당시, 시골에서 양장점을 하시던 부모님은 새벽3시면 일어나
차가운 바람만 단칸방으로 휑하니 들어오게 만들고는
서울, 동대문으로 옷을 사러 가시곤 했다.

그리고 우리들이 깨어나기 전에 돌아와서는 밥 해먹이고 학교에
보내곤 했다. 그 땐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침마다 정말 내 몸 두 배는
될 것 같은 보따리들이 가게 한 구석에 놓여있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희미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도대체 그 무거운 걸 어떻게 들고 시골까
지 왔을까. 동대문 새벽바람에 차가워진 그 옷들은 이제 이 작은
시골의 한 양장점에 폼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구색을 맞춰 진열될
것들이었다.

그 때, 동대문에 갔을 때, 나는 깜짝 놀랐었던 것 같다.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면, 난 어린시절 차멀미를 심하게 앓아 그 때도 구역질을
몇 번을 했을텐데도, 그 동대문의 기억이 명확하다는 것이 그걸 증명
한다.

우리가 까만 밤을 잠으로 헤매고 있을 때, 그 시각에
동대문의 그 뜨거운 열기와 인파들, 부지런한 장사치들이 내게는
마냥 신기한 일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웠던 것은 아버지가 등에 짊어진 옷보자기의 크기였다.
아버지 크기만한 그 옷보자기를 당시엔 그 무거움도 생각해보지 못하
고 재밌어만 했던 나. 마치 개미가 등에 거대한 물건을 이고 나르는
그런 모습을 연상했던 나.(아버지 죄송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식에게만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웃으시던
모습. 짐이 너무 많아 택시는 고사하고 버스도 태워주지 않아 동대문
에서부터 그 무거운 걸 짊어지고 마냥 걷던 아버지.


2001년 1월 어느날 새벽 5시.
고단한 한달간의 마감을 끝내고 첫차시간까지 기다리기가 뭐해
동대문에 나갔다.

그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뭉클했다.
동대문은 여전히 번잡하고 활력이 넘쳤지만 너무나 달라져버렸다.
거대한 빌딩들이 그 오밀조밀 재밌던 상가들을 밀어버리고
위로만 솟아있었고(하다못해 화장실을 가려해도 17층인가까지 올라가
야 한다니 놀라운 자본주의는 변의까지 이용해 먹는 구나 했다.)

새벽풍경 속에는 좀 더 싸게 많이 물건을 구입하려는 머리 염색한
아이들과 외국인들이 새롭게 등장해 있었다.
색의 변화. 나는 그 예전의 흑백톤이 이제 총천연색 칼라로 변한 동
대문을 빠져나와 동대입구까지 무작정 걸었다.

옛날, 아버지와 걸었던 그 길을 혼자 걸으며 생각했다.
미래가 과거를 밀어버리면 미래엔 무엇이 남을까.
곧 과거가 되어버릴 미래는.
그래도 남은 것은 아버지와의 따뜻한 기억과 뭉클한 아버지의 미소뿐
이다.
- 오아시스 열대어
1 .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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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