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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서울대병원 응급실
tkhong

지하철 혜화역에서 원남동 갈려고 서울대병원을 지나갔다
입구에서 의대생들이 꽹과리를 치면서 시위하고 있다 .
저녁 일곱시 넘은시각 . 현수막이 있다 . 서울대 병원의 양심선언

열시쯤 돌아오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봤다
침대들이 빽빽히 들어차서 통로가 없어지고 ... 너무많은 창백한
얼굴들이 낮게 속삭이고 ... 천정을 보고 ... 눈감고 있다
간호원이 차트를 들고 다니고 있고 ... 남자직원은 피씨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열심히 먼가를 보고있다 ....

환자 침대는 복도까지 나와있다 . 여러갈래로 뻗은 이 병원의
미로같은 복도를 따라 침대가 있고 ... 장비들이 함께 있다

외래 로비 . 어두운 실내에 환자들이 드문드문 있다
링거를 꽂은 여자환자가 휴대전화를 열심히 하고 있다
두 남녀가 손을 맞잡고 절절한 목소리로 기도를 하고 있는 앞에
서울대 분당 병원 투시도가 그려져 있다

지금의 병원을 그대로 닮은 그림이다
11 . 3 .

35 . 월마트에서 결혼식
tkhong

임신한 십대 여자애가 애인과 캘리포니아로 가다가 ...오클라호마의
월마트 앞에서 남자가 도망가버리고 오리알이 된다
영화 노블리의 원제는 Where the heart is .

배불뚝이 여자애는 월마트 매장이 끝나면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
나와서 진열대의 옷으로 바꿔입고 .. 책을 읽고 침구를 꺼내와 잠잔다
자명종을 맞춰놓고 새벽이면 다시 화장실에 숨고 밖으로 나온다
먹을걸 들고나와 공원에서 노트를 꺼내서 월마트에 빚 진 내용들을
꼬박꼬박 적어둔다 ... 이 생활을 무려 6주를 하고난 어느날 진통을
시작하고 매장바닥을 헤메다 딸을 낳는다

인생이란 숨쉬는 매순간마다 바뀌는 것 ....( 미혼모 대사 )
한마디 작은 거짓말이 결국 인생을 바꿔버린다 ..( 도망간 놈 대사 )
두개의 배울만한 이야기를 남기면서 쓰고 단 삶을 거쳐가며 ...
딸을 데리고 여자애가 성장해간다 ...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를 찾고

월마트 매장에서 결혼식을 한다 ... 매장 스피커에서 결혼기념 세일을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11 . 6 .

36 . 보성 시네마
tkhong

극장에는 부부인듯한 젊은 커플과 애기가 있다 . 표와 매점은 여자가
남자가 영사기를 돌린다 . 영화는 두개씩 번갈아 보여준다
극장 안에 들어가면 좀 놀란다 . 상당히 큰 휴게실이 있고
안에는 대형 프로젝트랑 ... 오락기기 ... 바도 있다 .
관객은 거의 없다 ... 기이한 모습이다
분위기가 어쩐지 먼가 번창하던 흔적과 어긋나버린
꿈같은게 떠다니는것 같다 .... 너무 영화적이다

마지막 상영하는 노블리를 보고 불이 켜지면서 객석에 혼자라는걸
알았다 ... 이런땐 기사에게 참 미안해진다 ...
극장에 단 둘만 남았고 ...
기사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 뒤따라
기사가 막 뛰어나온다 ... 우산 혹시 잃어버리지 않았나요 ...

거리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영사기사가 찾아준 우산을 쓴다
영화의 여운이 따뜻하게 남아있다 .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보성 시네마 ....
11 . 10 .

39 . 영풍시네마 빈터
tkhong

표를 사는데 낯익은 첫 음절이 흘러나온다
아메리카의 I need you . 깊고 고요한 울림으로 나른하게 ....
음악은 옆에 있는 카페에서 나오고 있었다
하얀 빛 실내는 하오의 역광이 창으로 가득들어와 있고 .

곧이어 어소세이션의 Never my love 도 나온다
극장이 있는 층은 복도가 텅 비어 있는것처럼 넓다 ...
그 안에서 음들이 빛과 함께 떠다닌다 ...
너무 휑한 공간이 오히려 영화를 보기전에 의식을 공백화 시킨다

극장 휴게실 창가로 저층의 주공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면서 비지스의 how deep is love 이 흐른다
전철 타고가던 죤 트레볼타 썰렁한 모습이 떠오르고 ...
극장은 이렇게 좀 쓸쓸한 기분이 가끔 들때가 좋다

대낮의 우물처럼 .... 음악이 참 잘 먹히는 극장이다
안산 중앙동에 있는 영풍 씨네마 ......
11 . 13 .

40 . 브루나이 맥주찾기
tkhong

브루나이에서 APEC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

오년전 브루나이에서의 기억 .... 이 나라는 전혀 술이 없다
밥집에 가도 포도주 한방울 없다 ... 없으면 더 고픈 법
슈퍼를 가봤다 카운터 여직원에게 맥주 없냐고 물어보는데 ...
이 여자가 갑자기 섬칫하더니 나를 피해버린다 ....
썰렁해서 그냥 둘러보고 있는데 매장 구석에서 비밀 첩보원이
접선하듯이 사주경계를 하면서 그녀가 다가오더니
꼼꼼히 접은 쪽지를 하나 주면서 모기소리로 ...
....여기서 술 이야기하면 쇠고랑 차니까 조심하라 ... 이 메모를
택시기사에게 보여라 . 비밀리에 맥주 파는집이다 ...

술집에는 안 가고 ...KFC에서 비오는 거리만 보고 있었다

공항식당에서 밥 먹는데 잔잔한 실내악이 흐르다가 갑자기 엄청난
볼륨으로 알랄랄라 - ( 회교도분들에게 미안한데 이렇게 들렸다 )
기도소리땜에 놀라서 고기덩어리를 캭 삼킨적도 있다

브루나이 아름답고 ... 경건하고 고요한 나라다
11 . 14

44 . 종로 경북집
tkhong

종로 . 씨네코아와 타워레코드 사이길로 오십미터쯤 들어간다 .
이집은 동그랑땡이랑 막걸리가 주종목이고 순두부 같은 밥도 있다
싼 가격에 손님이 많다 . 이집에는 ...
근처 탑골공원에서 오신듯한 할아버지에서 영어학원 마치고 온
범생이들에 종로 아이들까지 아주 다양한 손님계층이 있다

주인 아저씨가 전을 부치면서 경영 . 자리안배 . 계산 . 정리 다한다
주정꾼 있으면 멱살끌고 나와 패대기쳐버린다 .
이천오백원짜리 순두부를 저녁 술손님 꽉찬 가운데 홀로 먹어도
인상 하나 안쓴다 . 먹여야 한다 ... 머 그런 정신이 여기에는 있다

31년 전통이란 팻말이 문앞에 붙어있고
한구석에 아주 어린 여자애들이 발간 얼굴로 담배를 피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할배들이 탁주를 마시고 있다 . 가장 종로다운
세대 혼합형 술집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등산복 입은 노부부가 막걸리 마시는
모습에 반해서 단골이 되었지만 아저씨는 알아주지도 않는다
11 . 21 .

46 . 1971-Tom&Jerry-Someday~
moolchong

겨울이 오면 지난시절,, 상수동작업실과 천장에 닿아 휘어졌던 생나무
X-mas tree, 20세기 최후의 철학자같다고 하던 검정색코트를 입고
1971에 가면 서늘하게 빛을 발하고있던'Someday we will be together!
라 쓰인 네온,,,벌써 오래전이 되었지만 그동안 같이했던 하얀기억들
이 생생하네요...왠지 겨울느낌이 더 많이 남아 있는터라 그런지
'앙갭'의 느낌도 겨울분위기로 다가오네요...
요즘도 영화바다에 푹 빠져계신지요..아침에는 쓰린속 다스릴 우유는
늘 챙기시고요? 제 동작이 원래 좀 더뎌서 이제야 소식글 올립니다..
주변의 인간들중에 태주랑 어제 통화하고 12월중쯤해서 강원도에
겨울바다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형도 같이 갈수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혀브네요..일방적으로...요즘에 제 소원중의 하나가 술마신 다음
날 아침에 좀 늦게까지 잘수있었으면 하는건데 이노무 회사는 인간들
인지 도깨비들인지 대부분 8시 전에 출근하고 일년내내 지각을 빵번
하는 도깨비들이 태반이랍니다..저는 용인에서 나오면 달이 휘어청
떠있는 깜깜새벽에 나와야허는데 정말 막노동꾼도 아니고 ..달을보면
그냥 서글프기만 하답니다..그래도 처자식들 먹여살리려면 어찌하겠습
니까? (참고사항:우리사무실 사장님이 제일 증오하는사람=지각생)

'굴비낚시'라는 영화얘기 산문집 아시지요? 김영하씨가 쓴거...
형도 그간 정리한 영화이야기좀 엮어서 책한권 내시면 어떨까요?..
제가 책제목하고 표지디자인 맹글고...생각있으시면 연락주시고..
더부러 쐬주도 한잔하셔야지요.........또쓸께요..
11 . 24 .

50 . 종로 버거킹 4층
tkhong

계단을 올라가면 깜깜해진다 . Hey night here 라는 핑크네온
마를린 몬로라는 블루 네온 딱 두개의 빛만 있다
밤과 먼로 사이에서 ...
바닥까지 내려오는 창으로 신호등 앞 네거리가 그대로 보인다

차들이 신호받고 있고 헐리우드 극장 간판 보이고
탑골공원 앞 노점상 불 빛들이 흔들린다
사람도 없고 어두운데 백스트리트 보이스가 낯설게 들린다
고즈넉하게 치즈와퍼 앞에 두고 외로움 탄다

한쪽 벽에는 먼로 다른 벽에는 헵번이 붙어있다
지금보니 먼로의 미소는 마이너끼가 있다
헵번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아 ... 세월이란 ... 탄식하게 한다

분위기가 극장같기도 하다 한층만 내려오면
조명과 소란함이 확 쏟아져 나온다
먼로와 햅번 . 핑크와 블루 . 와퍼와 쉐이크 . 종로의 밤
11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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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