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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 . 사랑했던가 6
tkhong

- 여자 -
그와의 만남은 특별났다 .
떼거지로 알고 있던 모임에서 그는 두드러진 남자였다 ..
반전을 좋아하고 ... 피날레에 묘를 두는 살아있는 드라마라 할까 ..

그는 그 답게 ... 오랜 떼거지 만남의 끝물에 내게로 다가왔다 ..
그와의 만남은 꿈이었기에 .. 불처럼 가까워졌다
그러나 드라마란 ... 현실의 물에 뜬 기름일까 ..

그는 만나는날마다 ... 마지막 5분을 남겨두고 ...
고백의 화살을 꽂았다 .. 그 5분때문에 ... 전철을 놓치고 ..
마을 버스도 놓치고 ... 밤을 새기를 여러날 ..

드라마란 체질이고 차원을 달리하는 원형질일까 ...
줄기찬 협박 회유 설득에도 마감 5분 클라이막스는 안 변했다 ..
영화보고 밥먹고 술마시며 담담하고 포근하던 남자가 ..
헤어질때가 되면 ... 자살직전의 로미오로 돌변하는 것이었다 ..

생활이 꼬이고 집에서 버림받던 ... 어느날 끝이라고 못박았다 ..
억울하게도 그날만은 반전이 없었고 ... 그대로 남이되었다 .
. 구름에 떠있던것 같은 ... 계절이 지나고 ..
거울 앞에 서면 ... 예측할 수 없던 남자와의 기억으로 ..
드라마 속의 여인으로 남아있는 나를 본다

- 남자 -
그녀는 특별났다 .
드라마틱한 반전이 ... 그녀의 키워드였다 ..
첨부터 그녀를 찍었고 ... 극적이 되기위해 맹렬하게 노력했다

소심하고 .. 우유같은 인간이 드라마에 마취되고 중독되어 ..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
만나는 순간부터 반전을 향한 긴장속을 헤메었고 ...
마지막 5분의 광란이 지나가면 녹초가 될 지경이었다

드라마는 마약일까 ... 그녀를 만나는건지 ...
변해가는 나를 내가 보고 싶어하는건지가 헤깔리기 시작했다
마감 5분동안 그녀의 눈 빛을 보면 ... 미쳐버릴것 같았다

그 5분때문에 ... 담날 땅바닥을 쳐봐도 ...
그녀의 행복과 ... 나의 기만을 위하여 ... 멈출 수가 없었다
카드 빚에 ... 친구 빚에 거덜이 났고 ... 홈리스가 될것 같았다 .

평범함으로 돌아가려고 얼마나 염원했던가 ...
5분에 미쳐서 ... 청춘이 추락하던 .. 어느날
.. 그녀가 헤어지자는 구원의 빛을 보내왔다 ...
마지막으로 드라마처럼 침묵으로 그녀를 보냈다 ...

냉장고를 열어 캔맥주 하나 꺼내들고 거울앞에 선다
드라마 같던 여자의 남자였던 기억으로 ...
외로움을 온몸에 깔고 맥주를 마신다 ..
냉동실에 들어있는 예측할 수 없는 내 마지막 5분을 기대하며
4 . 4

665 . 형이에게
빈사의 백조

하루종일 수많은 엉덩이를 보면서 사는 사람이 있다
나 . 넌 하루에 몇개의 광고를 보니 . 몇개의 엉덩이와
몇개의 뒤꿈치 . 지나간 여운 . 떠나간 구멍

그 중에서 발견한것이 형이의 엉덩이
아저씨 왜 자꾸 나 따라다녀요 라고 했다 귀여운것
니 엉덩이 땜이야
아저씨 게이에요 ? 게이는 깨끗하던데 거지 게이도 있구나

형이야 게이냐 스트레이트냐는 중요한게 아니야
핵심은 내가 널 사랑하고 싶다는거야 젠더는 콩나물이라고
아저씨는 똥꼬를 대주는 타잎이에요 똥꼬에 싸는 타잎이에요 ?
형이야 대고 싸는게 중요한게 아니야
촛점은 우리가 교감한다는것 그것뿐이야

아저씨 나 여친 만나기로 했단말이야 가요 이제 쪽팔려
형이의 여자가 나타났다
요즘은 여자가 남자보다 훨 못생겼다 . 진짜다 길에 나와봐
형이야 쟤랑은 임신의 위험이 있쟈나 난 그런거 없어

여자가 화났다 . 여자들은 승질도 드럽다
오빠 이 거지 머야 . 오빠 선택해 나야 이 거지야
난 밤늦도록 두사람을 따라 다녔다 . 시간이 많으니까
비됴방 파스타집 노래방 에스프레소집 여관방 냉면집

형이도 알고말았다 . 거지는 끈질기다
아저씨 이제 가요 남자랑 할 맘도 있지만 아저씨는 넘 더러워
형이야 드럽고 깨끗한건 아무것도 아니야
문제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그것 뿐이야

목이 메였다 . 사랑이란 이렇게 슬픈것일까
형이도 약간 감동했다 . 녀석은 증말 좋은 넘이다
난 그걸 엉덩이로 알았다 . 엉덩이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
우리는 24시 사우나에 함께 들어갔다

당신은 욕정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 자두인가 참외인가
형이는 비누거품을 내 입안에 넣어주었다
붉은 하늘 초록빛 유화 . 운하의 밤
우리가 영원히 사정할 수 있을까 . 금을 그어둔 문턱에서

당신은 사랑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 관습인가 편집인가
우리는 밤새 휴게실에서 이야기와 키쓰를 했다
파란 사람 다리 사이 노란 물줄기 . 하얀 핏줄
새벽에 콜라병으로 손목을 그어 피를 나누었다

당신은 이별을 무었이라고 보는가 . 소주인가 안주인가
우리가 지금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만나리
묵은 갱지에 등사판으로 민 시 한 귀절 외우며
참 이슬에 맛살로 취해가고 있다 . 그리운 형이에게

우리 사랑은 우유빛 유리를 넘어서 유행의 능선을 지나서
좃가튼 윤리와 졸리운 논리를 박살내고
대갈통속 머리굴림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야피들을 밟아올라
내일은 달위에서 ....

형이 . 그래서 우리 사랑은
초월
4 . 8

669 . 다시 땅으로 들어가라
poem

밤의 서울은 그 어둠 속에서도 뿌연 황사의 공기가 확연하였다.
언제 세차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와이퍼 자국 선명한 그곳에
먼지자 국이 남았다.
낮에는 어땠어? 낮에는 더 심했어?
오빠가 두더지 인간을 보고 웃었다.
그렇게 깊이 들어가 언제 나오나 했더니 이제 밤이구나......
그 웃음 이 서글펐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
김진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에서 편의점에 전화하는 코너를 하고
있었다.
아무 편의점에나 전화를 걸어 이 프로를 아느냐고 물어보는.........
아무 곳에나, 나의 손가락이 지정하는 어떤 번호든 누르면 상대편이
나를 알까?
그러나 생각해 보니 그곳은 분명 아무 곳이 아닐 것만 같다.
아무 곳이 아닌, 아는 곳
손가락의 기억은 뇌의 기억보다 언제나 길었다.

오빠의 방송국행을 동행한 것은 벌써 여러 번의 일이다.
학생이라 딱히 잠도 안 오고 할 일도 없는 밤,
오빠네 제품이 밤시간에 배정을 받을 때와 나의 무료한 밤이 겹쳐지 면
나는 여지없이 따라나섰다.
그것은 언제나 오빠의 권유에서 시작하였으나,
이미 나의 마음은 오빠의 권유보다 먼저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용산에 있을 때나 방배동으로 방송국을 이전하고 난 후나 우리집에서
멀기는 매한가지다.
그러기에 가는 동안 라디오를 들으며 끝도 없는 도로를 가로지르는 것도
기분전환에 괜찮다.
그리고 방송을 준비하기 전에 마네킹에 옷을 입히고 제품을 배열하고
러시아 모델들에게 사이즈를 체크해서 입을 것들을 챙겨주고 하는 일 들
, 또 마치 연인처럼 둘이 붙어서서 판매량은 얼마나 되는지 조마조마
숨 죽여가며 방송을 지켜가는 일.
이렇게 가족은 나에게 살아갈 이유를 준다. 어김없이.

사람은 다 때가 있고, 또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 것인지
쇼핑 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건만 나는 그 기회를 어렵게
거절했었다.
지금 나 대신 쇼핑 게스트를 하는 그녀가 한 달에 얼마를 번다더라......
나는 천상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해야하나보다, 웃음만 나온다.
이러다는 빌어먹겠네.........
화장실에서 새로 한 웨이브 머리를 넘기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애써
당당한 척 하자
모래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눈에 뭔가가 들어가 렌즈를 벗고 식염수로
몇 차례 헹구었다.
다시...... 허리가 굽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을 들렀다.
얼마 전 일본에서 마신 기린을 잊지 못하는지 오빠가 삿뽀로 두캔을
집었다.
비닐봉지에 든 삿뽀로를 나의 무릎에 놓자 다시 차가 달렸다.
혼자 되뇌이기를,
손가락이 기억하는 어떤 번호를 누르면 상대편이 나를 알 것인가?
아무 곳이 아닌 아는 곳이라 할지라도 저편에서는 나를 몰라볼수도.....
새벽의 서울, 황사로 인해 뿌옇게 되어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다
손에는 카스도 하이트도 아닌 정체불명의 맥주를 가지고 있으니
나인지 모를 수 있다.
넌..... 누구지?

내가 누구인지 규명할 수 없는 곳, 서울
이곳에 다시 바람이 분다.
그러자 황사가 일고
나는 다시 두더지 인간이 된다.
땅으로 들어간다.
4 . 12

684 . 발신음에서 멀리멀리
easychair

전화하지 마 . 라고 말하고나서 극장에 갔다
내가 알고있는한 발신음에서 가장 먼 장소
상식으로 무난하게 휴대폰을 끌수 밖에 없는 곳

너에게서 가능하게 먼 곳 . 맨 앞 자리에 앉았다
맨 앞에서 홀로 영화 보면 수요일에 태어난 떠돌이라며
영화는 푸른빛으로 시작했다

팔걸이에 기대지 말것 . 기울어지는 마음 다스리고
내게 지나간것들을 외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시야 . 스크린에서는
주인공이 끝나기전에 해야할 몇가지 일들로 모두 바빴고

한심하게 한가한 나는 영화에 맞서며
커피와 아이리쉬 코냑이 섞이지 않는 미지근한 물로 남아있고
영화의 하얀빛이 나른하게 눈을 찔러댔다

주인공이 물기 어리고 바람새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그래도 전화하지마 . 라고 중얼거리니 기분이 나아졌다
주인공과 나 사이에는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주인공이 숨가빠질수록 차가울수 있는 내가 맘에 들어가면서
의자의 수면속으로 조금씩 가라앉는데 영화가 끝났다
주인공이 보낸 문자 메시지가 화면 가득히 올라왔다

휴대폰에 메시지 마크를 확인하고 다시 껐다
익명의 발신자 . 여운이 미치는 한 착각할 수 있는 광기
영화를 기억할 수 없지만 너무 가까이한 오후 버스 정류장

아직도 휴대폰 꺼져있고 . 버스가 출발한다
거리는 적당한 어두움과 푸르고 흰 빛 . 외면의 설레임 속에서
내게 닿을 수 있는 모든 발신음에서 멀리 멀리
4 . 19

688 . [Re] 하루 영상 하나
poem

현재 조회 스물세명 중의 한 명이 되어 갑작스레 님의 사랑을 받고
가네요
훗... 사랑받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군요.

언젠가 친구의 집에 갔습니다.
언제 한 번 그 친구의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하겠군요.
참 어두웠어요.
현관에서부터 현관문 맞은편 욕실이며,
매트리스만 깔린 침실,
너저분하지는 않지만 뭔가 비어있는 듯한 부엌,
그리고 컴퓨터에 재털이 담배가 즐비한 작업실...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우리 집은 오픈 하우스야.
사람이 찾지 않는 집은 죽은 집이나 다름없거든.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곳은 그만큼 생기가 있지.
그날따라 말이 많았던 그 친구.
오픈 하우스고 얼마 전에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많았지만
잔치 뒤 그의 친구라는 사람들의 손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도, 그의 집도 어두워만 보였던 건 그때문이었까......

오픈 하우스가 아니어도 좋고 사람이 많지 않아도 좋습니다.
무언가 인위적이라면 그것만큼 어둡고 쓸쓸한 것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어쩌다 간혹 유대감 없이 그저 수치적으로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있
는 것은 홀로인 것보다 외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조용한 때가 있으면 언젠가 북적댈 날도 있을 거예요.

제가 왜 앙겝을 종종 들르는지 아세요?
글을 올리는 사람은 몇 안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건 조회를 하는 사람이건
알 수 없는 유대감이 있을 거라는 느낌 때문이죠.
님처럼 '여러분 사랑합니다' 말하고
나처럼 그 사랑을 받고......
무정한 오픈하우스보다 아름답죠.
4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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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