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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 6월 앙갭
tkhong

올해가 시작되는 날부터 시애틀 다운타운 극장가 길바닥에서 ...
캠프 생활을 해온 두 남자가 있더군요 ...
단지 5월 16일 개봉한 스타워즈를 맨첨 보기 위해서 136일간
험한 생활을 해왔다는겁니다 ... 주차장의 5칸을 빌려서 ...
그렇게 기다렸답니다 . 남들에겐 아주 쉬운일을 ...

난 머했더라 .... 기사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이제 2002의 150일 정도가 지나가고 있네요 ..

나는 머하고 있더라 ... 고 생각하면 골키퍼를 떠올립니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하얀틀을 등 뒤에 두고 있는 사람 ...
지금 서 있는 위치가 맞는걸까 ...



앙갭 ... 예기치 않았던 매듭이 꼬이면서 ...
이야기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 바람이 슝슝 지나가네요 .
바람을 맞으며 ... 방향도 조금 바꾸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처음부터 ... 제대로 설명도 되지 않는 망상으로 시작하였는데 ..
표현의 저편에서 그려지는 어둑어둑한 그림은 있었고 ...
3주쯤 전 어느밤 ... 단어 하나가 씹혔습니다 ... 수몰 ...

어딘가에든 우리 주변에는 물이 조금씩 찰랑찰랑 차오르고 있고 ..
결국 함빡 잠기기 전에 우리는 다른 곳으로 조금씩 올라가고 ...
지나간것들은 물속에 모두 잠기어버리는것 ...



술을 과하게 마시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시간들이 ...
딱딱 어둠으로 분절되는게 두려워지더군요 ... 사이가 없는거지요 ..
연속성이라는게 얼마나 위안이었던가 ... 사라지는것 앞에 있는 느낌

수몰 ... 가깝게 오더군요 .. 술을 마시면 더 바싹 ...
오늘 점심 . 막국수 한그릇 주문하고 식당밖에서 ...
지나가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아주 맑은 날씨였죠

빛이 반짝이는 대낮은 더빨리 폭샥 사라져버리는거 같아 ...
흐린날이 좋습니다 . 월드컵이 개막하는 오늘낮 막국수집 앞의
그 짧은 화사함은 또 물속에 영원히 잠겨버렸습니다 .

이제 유월이 왔네요 ... 준 이라는 이름이 사랑스럽고 ..
좀만 밍기적대며 밤을 지나면 ... 금방 여명이 오는 계절 ...
초저녁에 낮술 기분으로 빠지며 한잔 할 수 있고 ...
언젠가 나를 버리고 ... 한번쯤 스친듯한 여인 같은 달 ...
여름으로 떠나가는 길목에서 ...



앙갭 트레인 ....
눈 앞에서 기억속으로 수몰되는것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
표지판하나 보도블럭 하나 .. 신호등 하나 ...
어제와 달리 지나가는것 같은데 ...

술을 마니 먹더니 돌았군 ...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사소한 것들로 물속이 자꾸 어두워져 가는데 ...
그 하나 꺼내어 ... 가만히 쳐다보고 싶고 ...

바보같이 길고 오래 매달리고 싶습니다
자꾸자꾸 느려져서 미안합니다 .
포근한 밤이네요 ...


지금 어디 있나요 ... ?
6 . 6

748 . 그리고 아픔은 계속되었다
easychair

오후내내 서있다가 전철에서 다리가 너무 아픈 저녁
어떡하나 . 손잡이에 매달릴수나 있을까 ... 그보다 거꾸로
손잡이에 몸을 반쯤 기대보면 발랑 넘어질수도 있다

스파이더맨 . 사르륵 천정에 매달려서 빨강과 파랑색으로
눈을 번뜩이며 가끔 지겨운 치한이 있슴 혼내주고
천정을 기어가는 이상 유전자 운명의 거미여인 ... 그래도 아픈

다리로 약간의 이동을 하고 창을 죽어라 쳐다본다
여기는 로마시대의 갤리선 . 낮은 위치에 앉아있는
노예들이 열심히 노를 젓고있다 . 배는 흔들리며 빠른 속도로
밤바다를 지나 안토니우스에게 가고 있다

요즘 노예들은 노는 안젓고 신문을 본다든가 졸고있다
하지만 어쩌랴 ... 제국의 글라디에이터가 노예를 탓하랴
보라빛 망토를 바닷바람에 휘날리며 묵상에 잠긴다
아 이제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면서 헛것이 보이는구나

모자쓴 남자가 휴대폰을 꺼내든다 . 병원 응급실로 ..
- 급만성 과로로 다리를 잃어가는 환자가 있어요 -
엠블란스에서는 누워가겠지 . 기왕이면 ER의 그 닥터에게로
고통에 동참하라 . 누가 이렇게 다리 아파봤을까

만약 이대로 전철이 고장난다던가하면 영원히 서있어야할까
공포가 밀려온다 . 테러범이 지하철을 강탈한다면
서있는 인질부터 먼저 해칠것인가 ... 서있다는 사실도 억울한데
더 위험하기까지 하다 . 언제나 불행은 중복되고만다



다리에서 가장 먼 머리까지 왜 열이나는 것인가
감청 슈트에 반백의 노신사 한분이 일어나더니 정중하게
자리를 양보하며 기사의 예를 다해 경의를 표시한다
주변에서 술렁이는 소리 ... 그의 친절에 답해야지

럿셀경 . 그대가 이 광야에 백마를 몰고 돌아오셨군요
숲에는 노래가 사라졌고 성밖에는 기사가 보이지 않고
하루에는 새벽이 지워져버렸어요 ... 희망이 사라지는 시간
그대의 보석같은 빈자리 선물 . 죽는날까지 잊지 않으리



빈자리에 낼름 앉아서 허겁지겁 졸기시작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아주 화려한 전철이 있었다 . 두꺼운 나무 인테리어에
왕실문장 카핏이 깔려있고 바로크풍 의자들이 줄지어 있었다

파티복장의 승객들이 전철에 오르고
자리에 하나씩 앉기 시작하는데
난 홀로 서있었다 .
자리 안내를 담당하는 승무원의 신분으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전철이 달리는동안
내내 죽도록 서있었고
꿈속에서도 억울하도록 다리가 아팠다
6 . 9

752 . 포 더 굿타임 1
MacTR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사실은 시간이 흐르고
의식이 바뀌어가면서 나름대로 조금씩 윤곽이 흐려가고 ...
덧없는 환상이 더해지기도 할것이다

제법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야할 이야기에 앞서
무엇보다 고인의 영혼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
짧았기에 더 오래남는 한 시절의 빛을 다시 돌려보려고 한다



내가 태어나고 군대가기전까지 살았던 부산의 영도 .
항도에 왕방울처럼 매달려 있는 섬의 한동네에
지지리 놀기 좋아하던 한무리의 친구들이 있었다

동네 친구들이라는게 서너살 차이에도 전부 야자를
트며 벌거숭이로 친해온 사이라서 ... 나는 당시
고딩이었는데 P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전부
시덥지 않았지만 성인의 꼭지를 뜯어낸 총각들이었다 .
물론 나도 그렇게 어울리다보니 신분이 고딩이라는거지
야간학교를 들락날락하며 푹 삭은 학생이던 시절이다



어느 화창한 봄날 시커먼 우리앞에 뉴스타 S가 전입해온
사실은 당시로는 천둥치는 개벽이 되기에 충분했다
S ... 소망적인 훤칠함에 신만이 주입할수 있는
볼륨의 몸매로 봄바람을 탔고 우물같은 미소가
그린듯 입가에 자리하며 호수처럼 고요한 ...

그녀는 나와 동갑이었다 . 고향 강원도에서 오빠가
있는 부산에 내려와 어망공장에 막 취업을 하였고
공장 근처인 우리 동네에 방을 구하러 온것이었다



방 . 누구나 하나쯤 여분의 방을 옆구리에 달고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 너나없이 빠듯이 살아가던 시절 미녀의
빈방찾기는 우리의 관심을 뒤집어놓더니 ... 운명은
물이 흘러가듯 미리 다 만들어져 있는것인가 ..

P의 집 다락방에 S가 들어오게 되었다 . 그걸로 게임은
승부가 나버렸고 풋사랑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거의가
거리에 의해서 결정나는것 ... 별 이변없이 S는 결국
P의 여자가 되고 말았다 . 빈방없음에 물러난 우리는

두사람의 접속에 축하를 해주었고 너무 가까운 거리의 사랑이
의례히 그렇듯이 둘은 결혼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둘다 새파랗게 어렸고 P는 벌이도 없는 건달이니
양가 합의로 식은 올리지 않고 살아보기로 후다닥 결정이 났다



그리고 나는 들러리쯤 되는 역할로 P와 함께 머나먼
강원도 처가댁을 찾아가는 여행을 했다 . 마침 학교가
여름방학을 했으니 바캉스 보따리를 줏은거나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어린 나이에 처가에 결혼 허락을 받으러 가는거니
약간의 긴장도 되고 P는 찌는더위에 넥타이까지 걸치고
몇병의 술을 꿰차고 떠났다 . 그때의 술 아마 지금은 거의
기억하는 분이 없으리라 ... 하야비치 . 길벗 . 파라다이스
전부 국산 양주들로 고급 분위기를 나름대로 낸것이다

머나먼 길 . 부산에서 영월만해도 국토를 종단해서 올라가는데
그시절 구불구불한 국도를 올라가서 영월에서 다시 하루에
서너번 기분나면 들어가는 시골버스로 비포장끝까지 갔다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두시간 가량 산을 하나 넘어가니 ..
드디어 내친구의 처가집 ... 내 어린날 환상의 여인의
스위트 홈이 있었다

....( Cont. )....
6 . 13

762 . 500 x 4
tkhong

오후에 치킨집에서 생맥주 마시고 ...
계산하면서 ... 아주머니가 ... 육천원입니다 .. 했는데
이천원만 내고 돌아섰고 ... 육천원요 ! ... 언성 높아지고 ..
아 죄송합니다 .. 제가 딴 생각을 하다가요 ..
머리 벅벅 긁으며 사천원을 더 드렸습니다

500cc 세잔을 시켰고 ... 같이 마시던 분이 ..
자신의 잔마저 주길래 .. 생각에 네잔을 마신 느낌이 있어서 ...
'500 x 4 = 2000'
아주 자연스레 돈을 내니까 ... 와 아주머니 ...
상당히 표정히 차가워지시더군요 ... 죄송함다

별 뜻대로 안맞는 기분에 ... 소주까지 마시고 왔습니다 ..
오늘 새벽에 울 동네에는 비가 쏟아졌는데 ...
그 빗소리에 깨서 ... 수중전이면 안될텐데 ...



원래 치매가 깊습니다
저녁에 제법 가득 슈퍼에서 다람쥐 쇼핑을 해왔는데 ..
알딸한 감에 아무리 찾아도 모기약이 없는겁니다 ..
분명히 골라서 넣었는데 ... 오늘 장보기의 주 타깃이었거등요 ...
한참 뒤지다보니 .. 냉장고에 들어있더군요



수저통에 칫솔 넣는건 치매 초기에 했던건데 ...
요즘에는 ... 수저통에서 도라이바도 발견되고 ..
장난이 아닙니다

며칠전 신문에 치매를 빨리 알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 고무적이더군요 ....
글 쓰다가도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확 방향을 바꾼것도
한두번이 아니고요 ..

누구는 그러더군요 술먹고 필름 끊기면 ...
그렇게해서 맛이 간 뇌세포는 다시는 살아나지 않는다고 ..
그래서 치매가 빨리 온다등가 ...



축구 끝나고 필름이 간득산득해서 쓴글
보니까 ... 증말로 지우고 싶은데 ...
사실은 그게 내 모습이라 ... 놔두는게 더 나은거 같습니다

참 오랫만에 옛 버스 노선을 탔는데 ...
운전기사 캐릭터가 너무 기막혀서 ...
이야기를 만들어보까 ... 욕심도 나고 ...



왜 마셨는지 모르겠는데 ... 그러니 치매겠지만 ...
별 유쾌하지 않게 취해가는 밤이라 ...
맥주를 좀 섞어보까 합니다

우리 선수들 빨리 몸 회복해서
힘내고 ....
최선을 다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6 . 21

770 . 4강! 역사를 대학로에서~
pooh's red jacket

어제 축구들 다~ 보셨을 겁니다.
저두 야금야금 년차휴가를 하나 써서는 대학로에 한 호프집에
예약까지 하고 친구들 불러 모아놓고 봤습니다.
예약한 곳 화면이 멸티비젼이 아니고, 빔을 쏴서 스크린이 비추는
집이라 솔직히 말하면 공도 안보이는 축구를 봤습죠.
그니까, 늦게 예약이 되어서 구석탱이 스피커 앞에서 봤는데...
워낙 요즘은 플레이가 멋져져서 해딩이 많자나여.
선수들 머리가 오르락 내리락 하믄 아~ 공이 저쯤에 있구나...
그정도 수준이니...축구를 봤다기 보다, 느낀거죠.
그래도 우린 하나였습니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하믄 우리도 대~한민국
경기장에서 오~ 필승 하믄 우리도 오~ 필승....똑같이.
태극이 흔들고, 막대풍선 박수치고,
여튼 마지막 승부차기를 끝내고, 다들 준비해온 불꽃놀이 폭죽을
한꺼번에 터뜨리니까 지하 술집이 화약냄새로 가득하더군여.
술집 주인장이 돌린 2000cc 맥주를 마시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분명 오늘 대학로는 차량 통제가 아니었거든여.
근데 차들은 커녕 오토바이도 없더라구여...교통경찰 아저씨의
호루라기에 맞추어 대한민국 외쳤습니다. 다들 뛰어다니고 행렬에 행
렬을 이어, 이편은 시청에서 광화문을 종로를 거쳐 대학로 집입파, 저
편은 이제막~ 시청으로 나아가는파가 되더라구요.
중앙 분리대에 길게 붉은 악마들이 올라가 손을 뻗으면,
이편저편 하이파이브를 하며 뛰는거예여...말로 하니깐
잼이 없지만, 진짜로 하면 되게 재밌구여.,,,
커다란 태극기 밑으로 엉금엉금 기어 지나가는 느낌도 새롭구여...
많은 사람들이 손바닥이 지나간 빠알간 손바닥...
그리고, 즉석사진을 바로 찍었는데... 정말 역사의 한장면 이더라구
여. 누구나... 대~ 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 말고는 아무말이
필요 없구요. 누구에게나 말을 시켜도 다~ 웃어주는 저녁이었습니다.
태극기가 옷이 되고, 모자가 되고, 머리띠가 되고,
태극기보존회에서 그랬다네요.. 제발 양말만 ~ 하지 말라고..헤헤

2002년 6월22일 역사적인날...
눈물겹도록 대한민국, 서울, 이땅을 느낄수있었던 하루 였습니다.

ps 밤에 나이트 갔는데여..
그곳도 모두 빨겠구여... 음악에 반은 응원가 더군여...
그래도 신이 나더라구요...
6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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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Free Board 내용 중에 오려 온 것들입니다 .
이 외에도 Free Board 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